임태희 교수님은 현재 용인대 태권도 학과에서 교수로 재직중이시며, 한국스포츠 과학원장과 한국 스포츠 인성 코칭 학회장직을 겸하고 계십니다. 임 교수님의 전문 연구 분야인 스포츠 심리학을 바탕으로 인성교육에 관련된 연구와 저서집필 활동을 하시며, 태권도 교육에 가치를 높이는 활동을 활발하게 하시고 계십니다. 저희 태권US를 위해서 태권도 인성교육 시리즈를 보내 주셨으며 많은 미국내외의 사범님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임태희 교수님을 비롯하여 수고해 주신 교수님 연구실 및 협회의 스테프분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Taekwon US 운영팀]
오늘도 바쁘게 도장에서 수련생들을 가르친 양 사범은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와 도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돌아봤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임 교수에게 배운 경청이 생각났다. ‘경청이라∼ 잘만 쓰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실제 활용이 쉽진 않을 것 같단 말이야. 그런데 도장에서 상담은 언제 하더라?’ 도장에서 수련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상담했던 경험을 떠올리던 양 사범은 입관상담이 문득 떠올랐다.
양 사범: 교수님, 안녕하세요?
임 교수: 그래, 왔구나. 한 주는 어떻게 보냈니?
양 사범: 별 일 없이 한 주를 보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제 문득 도장에서 하는 입관상담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는데 상담이라고 하기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임 교수: 태권도장의 입관상담이라∼ 양 사범은 어떤 부분에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양 사범: 일단은 이론적인 기반이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왜 입관상담을 이렇게 진행하고 있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그렇다 보니 그냥 하던 데로 하거나 남이 알려주는 데로 하게 되는 거죠. 또 절차가 없어요. 입관상담을 하다보면 이것저것 물어보기는 하는데 하다보면 빠뜨리는 것이 생기기도 하고, 입관상담을 진행하는 사범마다 다 다르게 진행을 하다보니까 일관성도 없죠.
임 교수: 양 사범이 생각하는 태권도장의 입관상담은 이론적인 기반과 절차가 없어서 상담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한 것 같다는 거지?
양 사범: 네, 맞아요. 그래서 말씀드리는 건데요. 입관상담을 정말 상담답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임 교수: 하하하. 양 사범이 말하는 ‘상담답게’라는 표현이 뭔지 확실하게 와 닿지는 않지만 일반상담에서는 입관상담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접수상담이라는 개념이 있어. 접수상담은 상담자와 내담자가 처음 만나는 상담과정으로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상담목표를 설정하는 중요한 과정이지. 양 사범이 얘기했던 절차도 있어. 접수상담은 주로 관계형성, 내담자 정보수집, 문제 확인, 목표설정, 개입계획세우기로 진행되지.
양 사범: 우와∼ 정말 입관상담하고 비슷한 역할이네요. 상담자는 사범이 될 것이고, 내담자는 수련생이나 학부모가 되겠죠? 그런데 접수상담 절차 그대로 입관상담에 적용하면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리고, 제일 중요한 도장의 정보를 전달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임 교수: 그렇지, 그래서 접수상담을 활용해서 입관상담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각색’이 필요한 거야. 접수상담 절차를 도장현장에 맞게 수정하는 거지.
양 사범: 흠∼ 도장현장에 맞게 수정하면 일단 수련생이나 학부모가 도장에 오면 맞이하고 사무실로 이동하죠. 그리고 기본적인 정보들을 물어보고 저희도 도장정보를 제공해요. 이때 도장을 오게 된 이유를 물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호소문제를 확인하는 것처럼요. 그리고 이에 대한 수련목표를 설정하는 거죠.
임 교수: 정리하면 맞이하기, 수련생 정보수집, 참여동기 확인, 수련목표 설정이 되겠네. 그런데 여기서 질문이 있어. 입관상담을 하고 난 후에 사범들끼리는 어떻게 공유하지?
양 사범: 그건 모든 수련이 끝난 후에 사범들끼리 모여서 회의를 해요. “오늘 어떤 수련생이 들어왔는데 이런 주의사항이 있다.”이렇게요.
임 교수: 그럼 그것도 절차에 넣어보는 건 어때? 체계적으로 입관상담을 진행했는데 사범들끼리 공유가 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잖아.
양 사범: 좋은 것 같아요! 이렇게 말이죠?
임 교수: 오우∼ 양 사범 일취월장이네! 근데 정말 이렇게 입관상담을 진행할 수 있겠어?
양 사범: 처음에는 당연히 잘 안되겠죠. 항상 익숙한 방식으로 하다가 갑자기 절차에 맞춰서 하면 어색하기도 하고 가끔은 빼먹기도 하겠죠. 그런데 계속 하다보면 익숙해지면서 체계적인 입관상담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임 교수: 그렇지, 정리해보면 체계적인 입관상담은 어떤 사범이 진행하든 항상 같은 절차를 통해서 필요한 정보를 알맞게 수집할 수 있기 때문에 수련생을 교육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도록 돕지. 그리고 현재 상담을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태권도장은 거의 없기 때문에 차별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양 사범: 그렇겠네요. 안 그래도 요즘 도장교육이 비슷해지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절차를 도입하면 우리 도장만의 특별한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임 교수: 그래, 그런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알면서도 실행하긴 어려울 거야. 새로운 것은 항상 어색하고 어렵기 마련이거든.
양 사범: 물론이죠! 그래도 저는 한 번 해봐야겠어요. 제가 한 주 동안 열심히 적용해보고 효과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임 교수: 정말? 기대되는데?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