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교수님은 현재 용인대 태권도 학과에서 교수로 재직중이시며, 한국스포츠 과학원장과 한국 스포츠 인성 코칭 학회장직을 겸하고 계십니다. 임 교수님의 전문 연구 분야인 스포츠 심리학을 바탕으로 인성교육에 관련된 연구와 저서집필 활동을 하시며, 태권도 교육에 가치를 높이는 활동을 활발하게 하시고 계십니다. 저희 태권US를 위해서 태권도 인성교육 시리즈를 보내 주셨으며 많은 미국내외의 사범님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임태희 교수님을 비롯하여 수고해 주신 교수님 연구실 및 협회의 스테프분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Taekwon US 운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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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배 사범은 친구들과 모임에서 ‘아이들이 태권도를 하면 뭐가 좋아지는데?’라는 질문을 받았다. 배 사범은 친구의 뜬금없는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어이없어서가 아니라 허를 찌르는 질문이었기 때문이다. ‘태권도는 아이들의 인성발달에 효과가 있어. 예절이나 인내, 자신감 같은 인성을 발달시킬 수 있지.’ 가만히 이 말을 듣던 친구는 문득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다시 배 사범에게 물었다. ‘그런데 인성이 뭐야?’... 배 사범은 마땅한 답을 떠올리지 못했다.
며칠 뒤 배 사범은 대학 시절 스승님을 찾아가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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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사범: 교수님, 얼마 전 친구들이 인성이 뭐냐고 물었는데 그 질문에 스스로 만족할만한 답을 하지 못했어요. 그 뒤로 집에 돌아가서 곰곰이 생각해보고 자료를 조사해 봐도 명확한 답을 찾을 수 없었어요. 나름 아이들한테 인성교육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개념조차 쉽게 설명 못 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속상했어요. 교수님은 학생들에게 인성을 무엇이라고 가르치세요?
임 교수: 배 사범이 고민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할 일이야. 그것이 바로 인성의 가장 큰 특징이지. 인성의 개념은 사회나 문화의 차이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정의할 수 없는 거야. 우리나라가 추구해 왔던 인성교육은 사람이 알고 덕을 쌓으며 몸까지 완전하게 만드는 ‘완전한 인간’을 만드는 거였어. 이처럼 인간의 전체적이고 본질적인 성향을 추구하기 때문에 그 수준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어. 만약 태권도 사범 중에 인성이 무엇인지 깨닫고 그 수준에 도달한 사람이 있다면 정말 대단한 거야.
배 사범: 저도 인성을 생각하면 뭔가 이상적인 것을 추구해야 할 것 같은데, 막상 말로 표현하려고 하면 좋은 문구나 용어가 떠오르지 않아요. 그럼 사람들이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인성을 정의할 수는 없는 걸까요?
임 교수: 몇몇 사람들이 경험적으로 인성을 해석하거나 주관에 따라서 정의하고 있긴 한데, 나는 그렇게 고심하며 애써 인성을 정의하는 것보다 더 현실적이고 우리 삶과 밀접하게 관련된 정의를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일례로 교육선진국에서는 인성교육을 시민의식, 책임, 봉사, 헌신 같은 실천적이고 사회 공헌적인 의미로 사용하고 있거든. 그리고 시험으로 인성 수준을 평가하기보다 스포츠나 삶에서 체험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쪽으로 유도하는 특성이 있어. 이것이 바로 인성을 바라보는 동양과 서양의 가장 큰 차이야.
배 사범: 그렇군요. 인성이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으면서 더 실천적인 개념이라고요? 무엇보다 스포츠와 같은 체험을 토대로 실천을 유도한다는 말씀이시죠? 정말 와 닿는 말씀이시네요. 그럼 우리도 그런 실천 중심의 교육을 받아들이면 안 되나요?
임 교수: 되다마다. 사실 우리나라 교육부에서도 이러한 실천과 삶을 중시하는 새로운 교육 트렌드를 받아들이고 있어. 이미 2015년도에 새로운 국정교과서에는 이러한 새로운 교육목표와 비전이 담겨졌어. 다만 우리 태권도계가 아직 그 개념을 받아들이고 있지 않을 뿐이야. 배 사범, 혹시 ‘역량 교육 competence education’이라고 들어봤어? 유능감 교육이라고도 하는데...
배 사범: 역량 교육이요? 역량이라면 무언가 잘 해낼 수 있다는 믿음, 신념, 용기 같은 것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임 교수: 그렇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미래 청소년 교육을 위한 2030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여기서 강조하는 것이 바로 ‘역량교육’이야. 4차 산업 혁명시대에서는 우리 학생들의 역량이 사회의 가장 큰 자산이 될 것으로 보고 있어. 게다가 학생들이 역량을 개발하고 갖춤으로써 삶의 가치를 높이고 더 큰 행복을 누리면서 살아갈 수 있어. 역량 개발을 위해 OECD뿐만 아니라 WHO(세계보건기구)나 UNICEF(유니세프) 같은 국제 재단이나 기관들도 지원하고 강조하고 있어.
배 사범: 교수님 OECD 같이 경제성장이 앞서 있는 나라들이 역량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저도 구미가 당기네요. 그런데, 아직 ‘역량’이라는 용어가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어요. 좀 더 쉽게 설명해주시겠어요?
임 교수: 물론 해줘야지.^^ 배 사범 이야기가 좀 길어질 것 같으니까 차 한 잔 마시고 계속하자.